.......지 묵  칠보산 아란야 선원.......


극락암에 올라와서 경봉 스님을 뵙고 참선을 배우려는  사람들이 구름같이 많았다.

경봉 스님은 먼저 묻는다.

""극락암에 길이 없는데 어떻게 왔는가?""

아니, 길 따라 온 사람들이 백이면 백 다 놀랄 수 밖에.

하근기는 말한다.

""길이 있어서 왔습니다.""혹은 ""......침묵......""

"'여기 길이 없는데 노스님은 어떻게 와 계십니까?""

개는 돌맹이를 쫒아가고 사자는 돌을 던진 사람을 물어간다는 말과 같다.

참선 공부는 그렇게 시작한다.

남의 말에 따라가다가는 평생가도 자신을 지키기 어렵다는 뜻이다.


1. 참선해라.


옛날 이야기 임종을 앞둔 위급한 환자에게 경봉 스님이 병문안을 갔을때였다. 환자가 경봉 스님에게 매달

려 살려 달라고 애원을 하자, 경봉 스님이 말하였다.

""얘야, 참선해라. 참선!""

죽어가는 목숨을 보존하기위해 안간 힘을 쓰는 사람에게 한 말이다.


2.해우소와 휴급소


6.25 한국 전쟁이 끝나 얼마 지나지 않은 때의 이야기 이다.

경봉(1892-1982) 스님의 붓글씨는 유명하다. 초서기 특히 돋보인다. 일본에서 글씨를 볼 줄 아는한 풍류객
이 말한다.

""한국에서 글씨가 도필인 분은 경봉스님이요.""

그러나 통도사 큰절 구하(九河) 사형님 생전에는 글씨를 자랑스럽게 건네주는 일을 삼갔다. 구하 사형님

에 대한 예의를 다하려는 생각 때문이었다. 당시 구하 스님의 글씨도 대단 하였다.

한번은 시자에게 나무토막 팻말에 붓글씨를 써서 주며 말했다.

""너, 이것을 변소에 갖다 걸어라.""

답필로 쓴 휴급소(休急所)와 해우소(解憂所)라는 두 글씨다.

 휴급소는 소변을 보는 곳을 말하고 해우소는 대변보는 곳을 말한다.

요즘 절의 화장실에 해우소란 푯말을 단 시초는 여기서 유래된다.

 화장실에서 일을 보면서 대소변을 버리듯이 탐진치 삼독심도 그렇게 버리라는 법문이다.

경봉 스님은 말씀하신다.

 ""늘 근심 걱정만 하고 살 바에 무엇하러 어머님으로부터 나왔느냐? 좀 근심 스럽고 걱정되는 일이 있어

도 털어 버려라.""

 ""일상 생활이 그대로 불법이고 도다. 밥 하고 옷 만들고 농사 짓고 장사하는데 도가 있다.

 하루 한 시간은 자기 주인공을 찾는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


3. 경봉스님 오도송


1927년 11월 20일, 서른여섯살때의 일이다.

한 겨울에 찬 바람이 문틈으로 들어올때에 촛불이 춤을쳤다.

 ""파파파팟"'

 이때 경봉 스님이 일대사 인연을 마치며 오도송을 읊었다.


내가 나를 온갖 것에서 찾았는데

눈앞에 바로 주인공이 나타났네

허허 이제 만나 의혹 없으니

우담바라꽃의 빛이 온누리에 흐르는구나.


4.경봉(1892-1982)스님 일대기


경봉 스님은경남 밀양에서 태어났다.

 출가는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삶과 죽음의 문제를 풀기위해 열여섯살에 경행한다.

스승 성해 스님의 신임을 받아 행정 업무를 맡고 있던 그는 어느 날, 화엄경에서 이런 구절을 보고 발심해

서 선방으로 갔다.

 ""종일토록 남의 보배를 세어도 반푼어치의 이익도 없다"'

선방에서 그는 극한 상황을 체험했다.

겨울 내내 입안에 얼음을 물고 수행 하다가 입안이 다 망가졌고, 졸음을 쫓기위해 줄로 높이 매단 채 좌선

하였으며, 자결할 각오로 6개월 동안 누에고치처럼 들어 앉아 정진을 하였다.

1892년7월17일 열반에 든 때였다.

시자가 물었다.

""스님, 가시면 보고 싶습니다. 어떤것이 스님의 참모습 입니까?""

경봉 스님은 말하였다.

""야반 심경에 대문 빗장을 만져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