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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 금수면 도솔암 지해 스님   2010-07-17 (토) 12:04
석호   3,060



마음 닦고 또 닦아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자
[선지식]지해 스님 (성주 도솔암 주지)
산으로 막힌 그곳에 자리잡고 있는 절, 천상산 길상도량 도솔암.

“한 순간도 공부한 적이 없는 볼품없는 중을 만나러 예까지 오시다니 헛수고를 하시었소.”

서늘했다. 그렇다고 외투를 입고 앉아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한 군데도 멀쩡한 곳이 없을
정도로 기운 장삼에 덥수룩한 수염, 온기를 느끼기 어려운 처소가 스님의 단편을 읽게 한다.
벽에 써 붙여놓은 ‘스스로 고요히 자유롭다’는 스님의 글귀가 유난히 크게 느껴진다.

어떤 세상인가. 욕심과 이기는 세상을 물들였다. 먼저 취하지 않으면 빼앗기는 것이다.
양보란 없다. 용서는 이미 옛 미덕이 됐고, 사람들은 그것을 ‘생존’으로 포장한다.
이것을 여쭈었다.

“바다가 깊고 넓은 것은 땅이 낮아서 그런 것이지요. 그 바다에 얼마나 많은 생명이 의지해 살고
 있습니까. 자기를 낮추면 만 생명이 편안하지요. 땅은 그렇게 모두에게 양보하고 용서합니다.
덕이란 자기를 낮추는 것입니다. 욕심에 찌들어서는 관대해질 수 없어요.
비우고 낮추면 용서할 수 있고, 그 덕은 더욱 관대해져 만 중생에게 미칩니다.
실천한 바가 이처럼 뚜렷한데, 무엇을 더 바라겠습니까.”

생활을 비추면 자기가 보인다고 했다. 자기를 바로 보아야 융화하고 상생할 수 있으니,
그것은 오직 스스로가 성취할 일이다. 하지만 이기는 훈련만 받아 온 현대인들에게는
자기 보다는 남이 먼저 보이는 법이다.

“쉽지 않지요, 자기를 바로 본다는 것이요. 자신의 허물을 돌아보는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이것이 용서하는 첫걸음입니다.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화를 내고 남을 탓하는데,
뜻대로 되면 어리석어집니다. 그런 경우를 우리는 얼마나 많이 봐 왔습니까.
욕심은 자꾸 커지기 마련입니다. 나를 돌아볼 틈이 없지요. 그러다가 결국 후회만 남습니다.
내 마음이 깨끗하고 조용하고 자유로우려면 이것을 닦아야 합니다.”

“실천방법은 무엇입니까?”
“그 길은 부처님께서 이미 제시하셨습니다. 먼저 탐진치가 어디에서 비롯됐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탐진치는 신구의(身口意) 삼업(三業)에서 출발합니다. 몸버릇, 입버릇,
나쁜 생각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몸버릇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절을 하세요.
절은 묘하게도 내 몸을 방생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절이 묘법 중의 묘법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입버릇은 어떻습니까. 입만 열면 문제가 생기지요.

그래서 ‘노느니 염불하라’는 말이 나온 것입니다. 입으로 짓는 구업은 결국 자기에게 돌아옵니다.
하지만 입을 가만히 두기란 매우 어렵지요. 그래서 염불을 하라는 것입니다.
관세음보살이든 나무아미타불이든, 아니면 독경을 하든 다 좋습니다.
염불을 하면 업이 정화됩니다. 이것은 부처님을 닮아가는 연습이지요.
생각은 분별심을 일으킵니다. 이것을 막기 위해서는 화두를 드는 것이 좋습니다.

꼭 화두를 들지 않고 참선을 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선(禪)은 청정한 마음입니다.
이 청정한 마음은 한 번 나타나면 변하지 않습니다. 청정한 마음 한 조각은 모든 것을
수승하게 해 주지요. 수행은 오직 청정한 마음 한 조각을 들게 하는 것입니다.
이 세 가지가 확실해지면 세상 사는 지혜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하루 첫 시간에 예불하는 습관을
지니고 생활하면서 절하고 독경하고 화두를 들어보세요.”

도솔암을 짓고 생활한 지 15년. 그 전에는 전국의 대중처소에서 수행에만 몰두해 온 지해 스님.
그런데 지나고 보니 ‘쫓겨만’ 다녔다고 하신다. 예불에 쫓기고, 참선에 쫓기고, 공양에 쫓기고…. 진정한 공부가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고 나니 은사스님 뵙기가 그렇게 죄스러울 수가 없어
골짜기에서 허물을 모두 닦을 작심으로 이곳 천상산에서 참회예불로
하루를 시작하고 끝을 맺는다.
 
새벽과 오전은 참회예불과 참선수행을 하고, 오후에는 2~3시간 울력을 한다.
스님뿐만 아니라 이곳의 몇 안 되는 대중들은 모두 울력에 동참한다. 3천 평 규모의 밭은
스님과 마을 사람들이 가꾼다. 절은 마을 사람들에게 휴식처고, 마을 사람들은 아무런 보수 없이
도솔암 밭을 일군다. 수확한 작물들은 함께 나눈다.

병풍처럼 둘러싸인 산 가운데 골짜기에는 마을과 절이 있고,
자연과 평온한 마음들이 모여 시(詩)를 이룬다. 누군들 예서 시인이 되지 않을 수 있을까.

“좋고 싫고 옳고 그른 것은 없지요. 부처님과 조사스님들이 말씀하신 것도 이것입니다.
우리가 의지해야 할 바는 명확합니다. 사람은 마음 따라 살아갑니다.
마음이 밝으면 세상이 밝고, 마음이 어두우면 세상이 어둡지요. 닦고 또 닦아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사람들은 지해 스님을 ‘나무불 스님’이라고 부른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늘 ‘나무불’이라고
인사하기 때문이다. 스님은 ‘나무불’에 모든 악을 끊고 온갖 장애에서 벗어나 청정한 마음으로
해탈하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말한다.

겨울맞이 산곡은/비길 데 없이 고요하고/가을걷이 다한 산부(山夫)는/무척 한가롭네
서고 앉은 바위들은/진종일 햇볕을 즐기고/벌거벗은 나무들은/밤새도록 별 얘기 듣네
(지해 스님의 시 ‘한가한 산골 농부’)

개발과 발전이라는 미명하에 사람들은 자연을 못살게 굴지만 자연은 늘 사람을 용서하고
사람은 그 품에서 산다.
천상산에 들어와 사는 일 배우며 스스로 맛을 느끼니, 해와 달을 따라 간다. 양보는 무엇이고,
용서는 또 무엇인가. 사랑하면서 모든 것 버리니 그곳이 고향이다.
지해 스님은 지금 고향에서 밭을 일구고 있다. 

지해 스님은
지해 스님은 20세에 동화사에서 진제 스님(동화사 조실)을 은사로 출가해 통도사에서
월하 스님을 은사로 비구계를 수지했다. 해인사 동화사 봉암사 통도사 수도암 등지에서
선수행에 몰두했다. 은사스님 뜻에 따라 잠시 선학원 중앙선원장과 부산 해운정사 주지를
역임한 것이 소임을 산 전부다. 은사스님이 지어준 법명을 더럽힐 수 없다고 생각해 신도들이
내 준 두 권의 책에 ‘나무불’이라는 별칭을 쓸 정도로 존경심이 각별하다.

<마음의 고향에 돌아가야 하리>와 <세상에서 참 행복한 사람> 제목의 두 권의 시집과 
  수필집이 있다.
성주 도솔암/글=한명우 기자·사진=박재완 기자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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